2001년, 전 세계 관객들은 물랑루즈의 놀랍도록 아름답고 열정적인 러브 스토리에 매료되었다. 바즈 루어만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는 화려한 의상, 멋진 세트 디자인, 현대 팝과 전통 음악극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매혹적인 사운드트랙으로 가득한 오감의 향연이었다. 이 영화 같은 스펙터클은 엄청난 인기와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으며 아카데미상 8개 부문 후보에 올랐고 2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이 영화는 전통적인 뮤지컬 장르를 현대적이고 스타일리시하게 재해석한 작품으로 찬사를 받았으며, 빠르게 열성적인 팬층을 확보했다.
20년이 지난 지금, 이 사랑받는 영화는 실버 스크린에서 라이브 무대로 옮겨져 뮤지컬 물랑루즈!로 탄생하게 되었다. 글래디에이터, 스카이폴의 원작자 존 로건과 아메리칸 유토피아, 히어 라이즈 러브의 감독 알렉스 팀버스가 브로드웨이에 맞게 각색한 물랑루즈! 무대 버전은 2018년 보스턴의 에머슨 콜로니얼 극장에서 데뷔한 후 2019년 브로드웨이의 알 허쉬펠드 극장으로 무대를 옮겼다. 뮤지컬은 영화 팬들이 사랑했던 에너지와 열정, 시각적 화려함에 라이브 극장의 생생하고 짜릿한 스릴을 더해 시작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이후 이 뮤지컬은 브로드웨이의 필수 공연으로 자리 잡으며 물랑루즈의 분위기가 뉴욕 한복판에서도 생생하게 살아 숨 쉬고 있음을 증명했다. 이 각색은 상징적인 영화에 생명을 불어넣었을 뿐만 아니라 원작을 특별하게 만드는 핵심 요소들을 유지하면서 캐릭터와 그들의 이야기에 더 깊이 빠져들게 하여 세계관을 확장했다.
파리에서 브로드웨이로의 여정
물랑루즈 뮤지컬은 시대를 초월한 고전과 실제 영감에서 뿌리를 찾는다. 작품의 내러티브는 자코모 푸치니의 오페라 라 보엠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19세기 파리에서 고군분투하는 예술가들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는 뮤지컬 속 새틴과 크리스티앙의 관계와 상황을 반영한다. 이 커플은 라 보엠의 미미와 로돌포처럼 열정적인 사랑을 나누지만 결국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한다. 19세기 고전인 ‘물랑루즈’의 이야기는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체의 그리스 신화에도 오마주를 바친다. 새틴은 에우리디케처럼 저속하고 불평등한 카바레라는 지하 세계에 갇혀 있고, 크리스티앙은 오르페우스처럼 자신의 예술을 이용해, 현대 작품에서는 글의 힘을 이용해 그녀를 구하려고 노력한다.
물랑루즈의 등장인물들 역시 실존 인물에서 영감을 받았다. 클럽의 임프레사리오인 해롤드 지들러 캐릭터는 1889년 물랑루즈를 공동 설립한 실존 인물 찰스 지들러를 모티브로 삼았다. 불운한 환경으로 인해 물랑루즈에 갇힌 비운의 캔-캔 댄서 새틴 캐릭터는 프랑스 댄서 제인 에이브릴을 모티브로 제작되었다.
브로드웨이 각색
물랑루즈 뮤지컬은 원작 영화의 마법을 브로드웨이 무대에 구현하기 위해 제작진의 핵심 멤버들이 끊임없이 노력해서 탄생시킨 연극 걸작선이라 할 수 있다. 혁신적이고 몰입감 넘치는 무대로 유명한 알렉스 팀버스 감독이 연출을 맡고, 팀버스는 재능 있는 크리에이티브 팀과 함께 물랑루즈의 화려함과 보헤미안 정신을 라이브 연극 경험으로 훌륭하게 구현해냈다.
공연의 줄거리는 로맨틱한 작가 크리스티앙이 물랑루즈의 스타이자 아름다운 창녀 새틴에게 사랑에 빠진다는 원작 영화와 매우 흡사한다. 두 사람의 러브 스토리는 시끌벅적한 나이트클럽을 배경으로 클럽의 주인인 해롤드 지들러와 새틴의 애정을 갈구하는 질투심 많은 공작 등 실제보다 더 드라마틱하게 과장된 듯한 인물들이 엮이면서 펼쳐진다.
프로덕션 디자인은 이 쇼의 매력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세트 디자이너 데릭 맥레인은 레드 벨벳 커튼, 반짝이는 샹들리에, 무대의 거대한 시그니처 레드 풍차(물랑루즈는 프랑스어로 ‘붉은 방앗간’을 뜻함)를 통해 관객을 파리 카바레의 세계로 안내하는 분위기를 재현했다. 의상 디자이너 캐서린 주버의 화려하고 퇴폐적인 의상은 카바레의 화려함과 사치스러움, 그리고 당시의 시대정신을 반영하여 시각적 매력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이 공연의 음악 스코어는 영화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시대의 인기 히트곡이 독특하게 어우러져 있다. 저스틴 레빈이 편곡한 이 스코어들은 현대 팝 히트곡과 시대를 초월한 클래식 음악이 어우러져 관객의 몰입과 즐거움을 더하는 매력적인 음악적 파노라마(Soundscape)를 만들어냈다. 주요곡으로는 ‘엘리펀트 러브 메들리’, ‘머티리얼 걸’, ‘레이디 마멀레이드’, ‘컴 왓 메이’ 등이 있다.
진심 어린 스토리, 멋진 프로덕션 디자인, 기억에 남는 음악이 어우러져 상징적인 파리 카바레의 정신이 브로드웨이 무대에서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시대를 초월한 사랑 이야기
이 공연의 핵심은 강렬한 사랑과 희생에 관한 이야기로, 전 세계 관객들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주제이다. 무일푼 작가 크리스티앙과 매혹적인 창부이자 물랑루즈의 스타인 새틴의 진한 로맨스는 열정적이면서도 가슴 찡한 스토리이다. 파리의 퇴폐적인 카바레를 배경으로 한 두 사람의 러브 스토리는 모든 역경을 딛고 사랑을 이루는 보편적인 플롯을 담고 있다.
케이시 콧(리버데일 역)과 코트니 리드(알라딘의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캐스트)가 훌륭하게 연기한 캐릭터들 간의 케미는 첫 만남부터 비극적인 결말까지 모든 순간들을 생생하게 느껴지게 한다. 관객은 그들의 열정적으로 사랑하는 모습에 빠져들어 사랑과 절망의 절정을 모두 경험하게 된다. 크리스찬은 새틴에 대한 사랑으로 인해 자신의 생명과 생계를 포함한 모든 것을 위험에 빠뜨리고, 새틴은 크리스찬에 대한 사랑으로 인해 그를 지키기 위해 궁극적인 희생을 감행하게 된다.
뉴욕에서 물랑루즈의 영향력과 지속적인 매력
물랑루즈 뮤지컬은 뉴욕의 활발한 연극계에서 단숨에 보아야 할 필수 작품이 되었으며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빛나는 스타 작품이 되었다.
이 공연은 연극의 전통과 현대 대중 문화를 완벽하게 결합하여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개념을 재정의했다. 물랑루즈는 브로드웨이에서 주크박스 뮤지컬의 부활에 기여했으며, 올바른 창조적 정신만 있다면 이러한 공연이 예술적으로 만족스럽고 폭넓은 관객층을 만족시킬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냈다.